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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일

        2003년 봄, 저는 건강한 아들을 순산하였고 가족들과 친지들 모두 기뻐하며 축복해 주었습니다. 아들에게는 별 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발육상태도 양호하여 정상 표준치대로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3개월 때에는 옹알이를 시작하였고, 그 후에 몸을 뒤집고, 이어서 기어 다녔으며 돌 때에는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딱 한 가지 못 한 것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아홉 달이 되어 소아과 정기 검진을 받으러갔을 때에 “ 포인팅(Pointing)을 합니까?” 라는 질문에 아직 못 한다고 대답하니까 의사선생님께서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기가 언어의 기초이니 주의 깊게 살피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경험이 없는 초보 부모인지라 주위에서 “ 첫 아이라서 ” “ 남자아이라서 ” 그렇다는 말을 믿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마냥 기다렸습니다. 또 하나는 육아 경험이 많은 친정어머니께서 가끔씩 우유를 먹이시며 “어째 아이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는 말씀을 해 주셨지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이 안 들어서 그냥 넘기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 저희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옹알이”단계에서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았고 아이는 왠지 어딘가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단어 “ 엄마, 아빠”를 전혀 따라하지 못했으며 아무리 면전에서 “ 어-엄- 마”라고 보여줘도 반응이 없고 아예 따라 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적인 웃음조차 결여된 상태였을 터인데 아이를 덥석 들어 공중에 올려주면 어찌나 예쁘고 해맑게 깔깔 웃는지 “사회성 결여” 가 있다고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주요 관심사는 장난감 자동차였고, 특히나 돌아가는 바퀴에 열광적으로 집중하였습니다. 아이 방에 가보면 자동차들은 모두 뒤집어져서 바퀴가 위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이가 두 돌이 되자 여동생이 생겼고,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되겠다는 결단으로 아이를 리저날 센터 (California 주정부에서 발달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설립한시스템- "Regional Center") 에 데리고 갔었습니다. 그 날이 제게는 아마도 세상에 태어나 가장 슬펐던 날이며 어찌 보면 행운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 언어의 지연” 정도로 진단이 나오리라고 예상을 하였는데, “ 자폐증” 이라고 그것도 경미한 것이 아닌 중간 정도 ( Moderate Autism )라는 진단을 받고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실감하며 정신마저 혼미해졌습니다. 그 후 거의 한 달간을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쏟으며 지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남아있는 기운을 추수이고 꼭 고쳐 주리라는 단단한 각오로 일어나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자폐증은 암 같은 의학적인 질병과는 차원이 달라서 “고친다(Cure)” “완치시킨다 (Recover)” 라는 표현은 전문가들 사이에도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대신 100% 모두가 입을 모아서 “ 치료가 가능하다 (autism is treatable).”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죽을 지경으로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아이가 25개월일 때에 조기 진단을 받고 치료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며 큰 행운인가 싶어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자폐증에 관해 공부하고 리서치하면서 몸소 뼈저리게 느끼고 배운 것은 진단을 내려준 리저날 센터나 학교에서는 진단만 내려줄 뿐이지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절대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그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다가 “ABA therapy" 라는 치료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 방법이 체계적이고 목표를 향한 데이터 분석을 사용한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라는 확신이 서게 되어서 리저날 센터에 우리아이가 "ABA"를 받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리저날 센터에서는 ABA를 하는 에이전시를 몇 군데 소개해주었고 저희 아이는 28개월 될 때에 주 30시간의 ABA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폐증 진단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기다림의 3개월 동안 저는 아이와 단 둘이 치료작업을 실행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쉬운 단어, Apple, Book, Car, Cup, 알파벳 abc, 1부터 10까지의 숫자, 그리고 제가 “ Apple 이 어디 있지?” 라는 질문에 손가락으로 가리킬 정도까지 진도가 나갔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빠른 속도로 배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ABA 치료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4년 후인 여섯살 때에 ABA프로그램을 졸업하였습니다. 졸업 후에 저희 아이는 더 이상 자폐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며 ( 만 9살 ) 일반초등 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우등생 소리를 들르며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체스 두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입니다. ABA 프로그램은 말 한마디도 못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도 못하던 세 살짜리 아이를 이젠 할 말 다 하고 사는 행복한 9살 초등학생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의 인생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제가 배운 것을 다시 정리해드리자면 :
  • * ABA 프로그램은 자폐증에 정말 효과가 높은 우수한 치료입니다.
    관건은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좋고, 집중적이고 ( 주 30 - 40 시간 )지속적이어야 하며 ( 보통 3- 4 년 ) 잘 짜이고 질이 높은 ( 치료사들의 훈련과 치료 프로그램의 모니터 등 ) 프로그램이어야 합니다.

  • *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들 중 8-9%만이 이런 효과적인 ABA 치료를 받습니다.

  • * ABA는 로봇이나 앵무새처럼 말하게 만드는 융통성 없는 프로그램이 아니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는 원칙을 토대로 끊임없는 상과 칭찬, 격려로 진행하는 매우 긍정적이고 유연성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 모든 자폐 치료가 다 똑같이 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치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장래가 바뀝니다. 대체로 학교에서 권장하고 보급하는 “특수 교육 반”이나 “자폐 반 ( ABA, TEACH, Sensory, 종합 치료 반 )”은 정상아이와 벌어지는 갭을 따라 잡기에 역 부족입니다.

  • * 자폐 치료는 천여 개가 넘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대부분은 부모님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하여 꼭 해야 되는 치료처럼 과대 선전으로 현혹시키는 것이므로 의구심을 갖고 바른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 * ABA 프로그램이라도 에이전시마다 등급이 다르고 질이 다릅니다. 이름만 “ABA"일 뿐 절대 아이를 맡기면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ABA를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는 다른 부모들과의 정보 교환과 네트워크는 필수입니다. 언제든지 “ 약간의 의심 ”을 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 거주하시는 학군이나 리저날 센터마다 ABA 의 자금을 주는 데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마다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그러기에 특수 교육 전문 변호사나 Advocate 선임은 가치 있는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 * 좋은 ABA를 선택하시면 비록 “완치”에 도달하지 않을지라도 아이가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주 30 시간 ABA 치료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변신한 저는 변호사로써 저의 커리어는 당분간 제쳐두어야 했으며, ABA를 절대 줄 수 없다는 학교 측의 비협조적인 자세 때문에 특수 교육전문 변호사를 고용하여 난생 처음 학교를 대상으로 소송하여 싸워야 했습니다. 정말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제 아이의 장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이었습니다.

        저는 ABA 프로그램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부모로써, 저처럼 자폐아를 두고 힘든 시간을 가지시는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돕기 위해 제가 존경하는 자선 사업가이신 고치리앙 할아버지와 함께 스펙트럼 호프 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ABA 치료를 위한 필요한 정보들을 여러분과 공유하므로 써 희망의 빛을 드리고 아이에게 밝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저희들이 옆에 함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팩트럼 호프 재단 대표, 세실리아 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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